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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브런치] 11.퇴사 후 느끼는 것들

매거진 : 나의 대기업 체험수기

본문발췌—

그러던 중이었다. 채권자인 선배가 밥을 사준다며 나오라 했다. 밥 먹을 기분이 아니었지만, 아직 채무금을 다 변제하지 못한 처지라 마지못해 나갔다. 어두운 얼굴을 하고 고깃집에 가 앉으니, 그녀가 내게 말없이 노란 봉투를 내밀었다. 별생각 없이 봉투를 열어보고 나는 너무 놀라 그날 고깃집 테이블에 엎드려 진짜 엉엉 울었다.

세상에 그 봉투에는, 직장 선후배들이 폴라로이드 사진을 한 장씩 찍고 그 밑에 응원 멘트가 적혀 있었고, 또 서로서로 얼마씩 모아 만든 ‘자립 축하금’이라는 제법 큰 돈이 들어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말이다. 결국 또 사람인 것이었다. 내게 상처를 준 것도 사람들이었는데, 그 상처를 치유하는 것도 이 “지긋지긋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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