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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사람인] 구직생활 석달째.. 전 지금까지 헛살았나봅니다..

30대 후반, 정확히 30대 마지막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미혼 여성입니다. 10년 넘게 근무한 회사에서 작년 말에 호기롭게 퇴사하고 몇 달 푹 쉬면서 그동안 망가진 건강도 회복하고… 본격적으로 재취업을 위한 노력을 한지 석달째네요.
전 직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이직 시도도 해보지 않았고.. 제가 정말 세상물정을 참 모르고 살았구나 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요. 특별한 것 없는 너무나 평범하기만 한 스펙을 가진 이제 곧 마흔인 여성 구직자에게 세상이 이렇게나 가혹하다는 걸 미처 몰랐습니다. 그동안 참 열심히 살아왔고 열심히 일만했고 어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 충분히 젊고 감도 있고.. 전 직장과 비슷한 수준으로는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네요.
이전과 비슷한 규모의 회사들에 지원해왔는데 단 한 곳에서도 연락이 오질 않습니다. 기준을 좀 더 낮춰서 지원해도 마찬가지구요. 생각해보면 참.. 거지같은 조건이긴 하네요. 전문직도 아닌 그냥 일반 사무직 경력 10년.. 그저 연차만 높은 나이 많은 여자… 내가 고용주여도 같은 경력에 팀장급이면 남자를 뽑겠다 싶고, 경력을 낮춰 지원하면 어린 친구들을 뽑겠다 싶어요. 내가 경력을 다 인정받지 못해도, 페이가 낮아도 감수하겠다고 한들.. 팀장보다 나이 많은 직원을 채용하지는 않겠죠..
매일매일 아침 일찍부터 검색하고 지원하고 찾아보고 제출하고.. 무한반복인데 아무런 성과가 없으니 이제 정말.. 눈물이 나네요. 아무도 알아주지는 않겠지만 참..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고 누구보다도 책임감있게 일해왔는데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게 다 부정당하는 것 같아요. 이제 진짜 돈도 떨어져가고 오래 쉬었더니 정말 너무너무 일이 하고 싶은데.. 내 나이, 내 스펙, 내 경력은 바꿀 수 없는 거고.. 오늘도 여덟시부터 열심히 검색하고 자기소개서 고치고 지원하다가.. 가슴에서 뭐가 치밀어 올라서..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건, 열심히 일해온 건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걸까요.. 답답하고 미치겠습니다..

#삼십대후반여성#재취업#거지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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