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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학교 괴담: 교실 없는 반

1. 시작

어느 시골의 외진 곳에 자리한 고등학교가 있었다. 이 학교는 오래된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었고, 구석구석에서 이상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학교는 학기 초마다 신규 학생들에게 상급생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 중 가장 많이 회자되던 이야기 중 하나는 바로 ‘3학년 9반’에 관한 것이었다.

“3학년 9반? 그 반은 없는 거 아니야?”

누군가 그렇게 말했을 때, 또 다른 친구는 그 말을 듣고 뒷짐을 지며 웃었다.

“없어? 그럼 그 반은 어떻게 있던 거지?”

학생들이 웃고 떠들며 자주 이야기하는, 그런 하나의 괴담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이야기는 점점 더 기이한 전개를 보였다. ‘3학년 9반’에 대한 의문이 학생들 사이에서 퍼져 나갔고, 그 이야기는 어느새 ‘불길한 곳’이라는 이미지로 굳어져 갔다.

그 학교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건물의 끝자락, 3층 복도의 맨 끝에는 ‘3학년 9반’이라 적힌 문이 있었다. 그러나 그 문을 지나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불안감과 미스터리가 얽힌 그 교실은, 학생들 사이에서 조금씩 흘러나온 이상한 이야기들 덕분에 더욱 신비한 존재로 변해갔다.

“저번에 그 교실 지나갔는데, 진짜 사람 아무도 없더라. 그냥 비어 있는 거야.”

그 말을 한 친구는 뒷걸음질 치며 그런 말을 덧붙였다.

“뭔가 무서워서 계속 그곳에 못 갔어. 뭔가 이상했어.”

이런 말들은 학생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점차 그 어떤 학기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3학년 9반’을 두고 얘기하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

2. 학교의 비밀

학생들 사이에서 점차 그 교실에 대한 이야기는 확신을 가진 사람들만의 신비로 여겨졌다. 그리고 누군가가 말하기를, 그 반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모두 수학과 과학에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능력은 이 세상에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죽은 자들이나 살아 돌아온 자들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학교 선생님들조차 ‘3학년 9반’에 대해 제대로 언급한 사람은 없었다. 그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선생님들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을 끊거나, 그 반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피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더욱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학교에 새로 전학 온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 정호는 이전 학교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존재였다. 낯선 학교에 온 그는 이상한 경계를 느꼈고, 학교의 분위기에 곧바로 적응할 수 없었다. 그가 도착한 첫날부터 정호는 그 학교에 어떤 이상한 기운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 감각은 항상 그가 지나칠 때마다 3층 복도의 끝자락에서 느껴졌다.

정호는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알게 되었다. 그가 배정받은 반은 바로 ‘3학년 9반’이었다. 처음엔 단순한 배정이라 생각했지만, 점차 그가 앉게 된 자리와 그 자리에 대한 불길한 기운이 다가오는 것 같았다. 정호는 전혀 알지 못했지만, 그 자리는 다른 사람들보다도 유독 오래된 냄새가 났고, 벽지의 색깔이 미묘하게 바래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언제나 누군가가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고요하고 어둡기만 한 그 교실에서, 정호는 점차 혼자 있게 되는 것을 원치 않게 되었다.

3. 교실 안에서 벌어진 일들

정호가 그 반에 배정된 이후, 학생들 사이에서 그가 겪은 기이한 일들이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수업 중에도 교실에서 몇 번이고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는 것, 심지어 교실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왔지만, 아무도 그곳에서 움직이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는 것.

그리고 정호는 교실의 자리에 앉아 있을 때마다, 늘 그의 뒤에서 소리 없이 서 있는 존재가 있었다. 하지만 그 존재는 결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기묘하게도, 그 존재는 교실의 불빛을 그대로 반사하며 실루엣만을 드러냈다. 그 실루엣이란, 마치 교실 벽에 섬뜩한 그림자가 비치는 것 같았다.

정호는 두려움에 떨며, 점차 그 존재를 찾아내기 위한 생각을 하게 된다. 교실이 끝날 때까지 그는 그 존재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애썼다. 그 실루엣이 움직일 때마다, 정호는 무언가 끊임없이 그의 시선을 따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어느 날, 정호는 교실 뒤쪽 벽에 다가갔다. 그 벽에는 희미한 상처와 마치 오래된 글씨처럼 보이는 문자가 남겨져 있었다. “여기는 끝이 없다.”

정호는 그 글을 깨닫자마자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서 갑자기 벽이 열리기 시작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곳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교실 내부에서 그 실루엣을 따라 어둠이 자꾸만 밀려왔다.

4. 학교의 끔찍한 진실

교실의 벽 속에서 이상한 소리와 함께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벽 안에 무엇인가가 있었다. 정호는 그것이 사람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지만, 그는 그 어떤 소리도 믿을 수 없을 만큼 기묘하고 끔찍한 소리였다. 점차적으로 교실의 바닥이 흔들리고, 정호는 그곳에서 다른 학생들이 모두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 후, 정호는 학교를 떠나려고 했다. 그날 밤, 그는 교실에서 마지막으로 그 실루엣이 등장한 순간을 기억하며 교실을 나섰다. 그러나 교문을 나서려고 했을 때, 그는 다시 돌아왔다. 교실의 문이 닫히는 순간, 정호는 비로소 그 학교의 진짜 비밀을 알게 되었다.

학교에 존재하는 그 ‘없는 교실’은 사실 학생들이 완전히 사라져버린 공간이었다. 그 공간은 시간이 흐르면서 살아있는 학생들이 사라지거나, 그곳에 갇힌 채 계속 반복되었다.

정호는 결국 그곳에서 사라졌고, 학교는 그를 기억하는 사람조차 없었다. 그의 이름은 기록에서 완전히 사라졌고, 교실은 그날부터 다시 아무도 없어진 채,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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